난 말야, 당신의 살갗 위에서 미끄러지기 보다는 숨구멍 하나까지 기억해 그 속에서 첨벙거리고 싶어
by 이소
想그림_ 주거환경에 대한 고찰

혼자 산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자의반, 타의반 부모님과의 재동거에 들어간 적도 있지만 처음 짐을 싸 나오던 스무살의 2월, 제 정신적 독립은 시작되었습니다.
마음이 아픈 적도 쓸쓸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누군가와 함께 주거공간을 나누는 일에 익숙치가 않습니다.

어릴 때도 말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혼자 살면서부터 더 말수가 줄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말을 많이 하는 날도 있지만, 그 밤마다 앓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꼬박꼬박.
본래부터 사교적 인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티를 내진 않아도 타인들 앞에서의 나는 여전히 수줍고 어설픕니다.

처음 캐리어 가방 하나로 시작된 바깥살림은 이제 제법 규모를 갖추었습니다.
티비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무엇보다 책이 많아졌습니다.

어제 스무살 이후 처음으로 천장에 붙일 야광별을 샀습니다. 하하.
문득 별을 보며 잠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밤늦게 들어와 피곤한 가운데서도 여기저기 별을 붙였습니다.
불을 끄니 희미하게 별이 빛났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뻐근해졌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오지랖 넓게 살았습니다. 이제, 나 이외의 것들에 밀렸던 날 위해 많은 선물을 해줄 겁니다.
꼬옥, 스스로를 안아주고 싶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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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 2007/10/29 00:05 | 생각_ 작은 목소리 | 트랙백 | 덧글(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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